고려종합국제운송 권오인 대표

물류란 무엇인가? -2


사진 권오인 고려종합국제운송 대표)

최근 “바다, 저자와의 대화” 제180강에서 최덕림 상무(삼성SDS 네델란드)와 이상근 대표(삼영물류)가 “유럽에서 바라본 세계 컨테이너 해운 시황”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물류”의 주제 발표를 하였다. 발표를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에 물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관계자들의 답변을 종합하고 입체화하여 공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한국은 일반인들이 평소에 사용하는 택배와 직구 그리고 상품과 원자재를 수출 또는 수입하는 무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물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류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미흡하여 실무 현장에서는 사용자에 따라서 구구각각 사용되고 있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한국국제물류협회(KIFFA)”의 물류의 산업화 주장을 감안하여 관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물류 전반에 관한 내용을 정리하였다. 

지난 호에 이어

3. 제조, 유통, 물류 그리고 해운/항공 

1) 제조와 유통산업의 발전 단계

  
산업화 이전(~19세기)에는 제조는 수공업 중심 소규모 생산이었고 유통도 지역 중심 유통으로 장터 또는 상점 기반이었다. 물류의 역할을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직접 운반해 주는 것이었다. 
산업화 초기(~1920s)에는 대량생산이 시작되고 도매 중심의 유통이 이루어지고 철도, 항만 인프라 기반 물류가 시행되었다. 생산자 중심으로 공급자(제조자)가 주도하였다. 
이후 본격적으로 표준화된 대량생산(1920-70s) 시대의 유통은 백화점, 수퍼마켓, 대형 도매점이 발달하고 물류는 재고 중심 물류, 창고/운송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정보화 시대(1980-2000s)에는 유연생산 시스템(자동화, 다품종 소량생산 등)이 활성화 되고 물류는 체인점, CVS, 대형마트가 각광을 받았고 물류는 JIT(Just in Time), 물류센터가 등장하여 고객중심의 SCM을 추구하였다. 
디지털.플랫폼 시대(2000s~)에는 스마트 팩토리, AI기반 생산이 출현하고 온라인 플랫폼 옴니채널이 등장하였다. 물류에는 통합물류, 라스트마일 배송, 역물류(Reverse Logistics)등 이 출현하였다. 
제조, 유통, 물류는 산업의 발전 단계별로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별도의 영역 에서 활동하였으나 정보화 시대를 거치면서 물류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단계에까지 변화 하였다. 
2016년 해상 컨테이너 운송 출현 60주년을 맞이하여 덴마크의 머스크 라인(Maersk Line)은 이전 해운 중심의 개념에서 탈피하여 종합물류공급사(Integrated Logistics Provider)를 선포하였다. 
일본의 NYK Line은 1999년 “NYK Logistics”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물류 개념을 강조하였고 전통적인 해운업에서 한 단계 진화하여 “We are no longer just shipping goods - we are moving value“라는 ”가치 중심 물류(Value Logistics)“철학을 내세우며 고객의 공급망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재 정의하였다(もの運び = 물건 운반).

2) 물류의 용어 사용, 국제 경쟁
  
제조에서는 조달물류, 공장물류, 판매물류라는 큰 카테고리의 용어를 사용한다. 국내 운송에서는 광범위하게 물류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나 정확하게 그 의미를 정의하거나 법적으로 확립된 용어 사용이 아닌 것이 대부분이다. 한국은 물류가 서비스업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서비스업은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에 방점을 둔다. 
한편, 산업은 그 산업의 육성, 보호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출발 자체가 확연히 다르다. 국제 사회는 물류를 오래전부터 산업으로 인식하여 각종 법적 근거 그리고 사회적인 기능을 촉진시키고 있다. 미국의 Amazon, 중국의 Alibaba 그리고 글로벌 물류 기업은 산업적으로 최첨단 분야를 질주하고 있다. 이들은 물류를 단순히 물적유통으로 보지 않은 것은 물론 물류에 제조 유통, 해운/항공 등을 긴밀하게 연계시켜서 글로벌 종합물류정보산업으로 확대 발전시키고 있다.
한국은 국제물류업이 정립되지 못하고 방치되어 업계 난립, 방향성 결여 그리고 국가 물류 산업 보호에 무방비 상태이다.